경쟁 제품 3억인데 1000만원도 안 받으니 주문 폭발

세계 최초 저온플라즈마 멸균기 개발한 플라즈맵
기사입력 2018.06.30 18:30 조회수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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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한 ‘플라즈맵’은 의료용 저온플라즈마 멸균기를 생산하는 기술기반 스타트업이다. 기존에는 글로벌 기업 존슨앤드존슨이 제작한 2억~3억 원을 호가하는 대형 냉장고 크기의 멸균기가 주로 쓰였다. 따라서 규모가 큰 병원에서만 이용할 뿐 안과나 치과 등 작은 병원에서는 의료기구를 세척하고 멸균하는 과정은 사람의 손을 거쳐야 했다.

플라즈맵의 제품은 이런 불편함을 단숨에 해결했다. 우선 작은 의료기구들이 들어갈 만한 손바닥 크기의 세계 특허품인 전용 파우치를 만들었다. 파우치 윗부분에는 멸균제인 과산화수소가 극소량인 0.1cc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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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봉 플라즈맵 대표가 클리닉 전용 파우치 멸균기 스터링크를 소개하고 있다.(사진=C영상미디어)

임유봉(38) 플라즈맵 대표가 사용한 의료기구 샘플인 치과용 핸드피스(dental handpiece)를 파우치에 넣고 체임버 방식의 멸균기 안에 고정시켰다. 임 대표가 ‘클린’ 버튼을 누르자, “스타팅 스털리제이션(Starting Sterilization)~”이란 음성이 들렸다. ‘residual water(수분 측정)’ 안내문이 뜨더니 30초간 수분을 제거한 후 멸균이 시작됐다.

바늘은 멸균제가 들어 있는 공간을 뚫고, 이후 과산화수소가 기화되며 멸균(균종이 100만분의 1로 줄어드는 것)이 진행되는 원리다. 멸균 시간은 4분 정도. 기존의 대형기기에 비해 15분의 1밖에 걸리지 않는다. 멸균이 끝나니 파우치의 케미컬 인디케이터(CI·Chemical Indicator)가 붉은색에서 파란색으로 바뀌었다. 멸균 과정을 거친 파우치는 멸균기 내에서 밀봉까지 되는데, 그게 노하우다. 병·의원에서 6개월간 보관할 수 있는데, 만일 보관하다 파우치에 손상이 생기면 진공상태가 해제돼 오염상태를 즉시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플라즈맵의 멸균기는 2017년 7월 말 의료기기 인증을 마치고 8월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올해까지 국내에 40여 대 판매했고 태국, 이란 등 아시아, 유럽 지역 수출 계약만 300억 원 규모를 달성하는 등 큰 성과를 일궈냈다. 대당 약 1000만 원 이하로 국내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임유봉 대표는 “ITS 장비 추적 시스템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로 판매된 모든 멸균기를 회사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며 “멸균 과정을 모니터링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사용자보다 회사에서 먼저 기기의 문제를 파악하고 조치를 취하는 고객관리 서비스가 또 다른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대기업에 취업해 회사생활을 하다가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그는 카이스트 물리학과 플라즈마 실험실에서 박사 과정을 밟다가 대기압 플라즈마 쪽으로 생각을 바꿔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 임 대표는 “플라즈마를 산업에 어떻게 적용시킬지 고민하다가 처음엔 막연하게 식품을 살균하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했다”며 “이후 비즈니스 모델을 세우는 과정에서 액셀러레이터의 조언을 통해 의료기기로 타깃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지도교수인 최원호 카이스트 물리학과 교수도 적극 지원해줬다. 타깃을 바꾼 뒤 나간 시장조사에서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났다. 잠재적 고객인 병원 원장 중 일부는 회사에 투자하겠다는 적극적인 반응도 보였다. 실제 초기 투자금 30억 원 중 5억 원은 이렇게 유치됐다.

네일숍·타투숍 등 헬스케어 시장 진출 예정

플라즈맵은 2015년 8월부터 현재까지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생명연)의 전주기 창업보육지원을 받고 있다. 생명연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는 ‘KRIBB 테크인비즈 육성 프로그램’과 연계해 플라즈맵에 경영컨설팅, 특허·상표권 등 지식재산권 등록 지원, 애로기술 지원, 장비 등 기술 지원, 제품 인허가와 국내외 인증 지원(ISO 등)을 했다.

또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는 바이오투자멘토단과 연계해 110억 원의 투자자금 유치를 주선했고, 추가로 30억 원을 펀딩할 수 있도록 도왔다.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는 플라즈맵에 정부지원사업을 연계했다. 과학기술부의 ‘바이오 Core Facility 구축사업’을 소개해 파우치 양산체제를 위한 자동화 생산라인 설치비용을 지원했고, 중소벤처기업부의 ‘BI 보육 역량 강화사업’을 통해 마케팅과 투자 유치 그리고 해외 진출을 지원했다.

플라즈맵은 생명연의 소개로 2015년 중소벤처기업부의 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민간주도형 기술창업 지원)와 연계해 초기 창업자본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TIPS 프로그램은 생명연과 KST, 네오팜 등이 참여하고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운영하는 컨소시엄이다. 운영사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바로 액셀러레이터다. 초기 창업기업을 발굴해 투자 유치 방법이나 비즈니스 모델 확립 등 사업 유지 및 발전을 위한 전반적인 멘토링을 제공하는 회사나 기관을 액셀러레이터라고 한다.

플라즈맵은 블루포인트파트너스를 통해 기술(아이템) 발굴, 기술성과 사업성 분석, BM 개발, 투자 유치, 창업보육 등을 제공받았다. 임 대표는 “기술적 측면에서는 국가핵융합연구소, 생명연의 도움이 컸다”며 “사업적 측면에서는 액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이용관 대표의 초기 1억 원 투자가 시드머니가 돼 TIPS 선정으로 이어졌고, 생명연 바이오벤처센터에 입주할 수도 있었다”고 했다.

TIPS 지원을 받은 플라즈맵은 2016년 11월 플라즈마 멸균기와 파우치를 개발했고, 올 상반기까지 436억 원의 수출계약을 달성했다. 2015년 창업 당시 1억 8000만 원이었던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해 올해는 100억 원을 훨씬 웃돌 것이라고 한다.

대전 본사 외에 오산에 파우치 생산라인을 갖고 있다. 월 100대로 생산을 늘리기 위해 대구 공장을 건설했고, 연말부터 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직원도 급격히 늘어 창업 때 여섯 명에서 현재 65명이라고 한다.

임 대표는 “TIPS는 투자 전문가인 액셀러레이터가 투자에서 투자 선정에 필요한 발표까지 모두 해준다”며 “액셀러레이터는 기술력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서도 사업성이 있는지를 판단해 투자를 결정하고, 창업팀은 지원을 위한 서류 작성 등의 추가 업무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임유봉 대표는 “파우치 멸균기 ‘스터링크(STERLINK)’는 유럽에서 잠재력이 매우 크다”며 “오늘 유럽 5개국 판매를 총괄하는 스위스 딜러가 방문해 제품 설명과 A/S교육을 받기로 돼 있다”고 했다. 이어 “내년 코스닥 예비심사를 거쳐 2020년 상장이 목표”라며 “올 연말쯤 현재의 제품보다 작고 저렴한 파우치 전용 멸균기를 개발해 네일숍이나 타투숍 등 헬스 케어 시장에 진출할 생각”이라고 했다.

[김은광 기자 gyyp@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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